Bridget Riley, Untitled (La Lune en Rodage – Carlo Belloli), 1965
국민대학교 명원박물관 개관기념 현대미술전
브리짓 라일리, 빠키, 루크 엘위스, 쌔미리
Sammy Lee, Aviary- Seoul, Multimedia, 2022
민속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명원박물관과 세계적인 현대미술의 거장인 브리짓 라일리 (Bridget Riley),
자연을 마음으로 사유하는 빠키 (Vakki) 루크 엘위스 (Luke Elwes) 그리고 쌔미리(Sammy Lee)의 만남
비밀의 공간이, 깊어가는 가을, 현대미술전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된다
주소: 국민대학교 명원박물관 (성북구 정릉로9길 68) – 국민대학교 후문에 있어요!
Luke Elwes, Landmark (15), Watercolour on Paper, 114x228cm
130년 세월을 간직한 한국 전통의 한옥에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주요 예술가들의 눈으로 시각 너머의 세상을 그린다.
국민대학교 명원박물관(관장 김재홍)은 도시 개발과 맞물려 허물어질 위기에 처했다가 문화 공간으로 쓰여왔던 명원박물관 고택을 수용해 새롭게 문을 연다. 명원박물관 고택은 조선조 말 한성판윤과 의정부 참정대신을 지낸 한규설 대감가로서 서울시 지정 제7호 민속 문화재이다. 1890년경에 지어져 원래 서울 중구 장교동에 있었으나, 1980년 도시 개발과 함께 허물릴 위기에 처한 것을 성곡 김성곤(쌍용 설립자) 선생의 부인인 명원 김미희 여사가 기증받아 국민대학교의 대지에 이축해 130년을 세월을 머금은 문화 유산이 됐다.
신관 신축 및 개관을 통해 새롭게 관객을 맞는 명원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한옥이라는 우리 전통의 건축물을 캔버스 삼아 현대 예술의 최전선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1968년 여성작가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 최고상을 받은 영국 현대 예술의 거장 브리짓 라일리, 물의 표면에 대한 탐구와 빛의 움직임 등 자연을 추상화한 작업을 선보여온 영국 작가 루크 엘위스 등을 비롯해 미술과 디자인, 미디어아트, 설치, 음악 등 확장된 영역에서 활동 중인 한국 작가 빠키 (Vakki), 2021년 영국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 미술관에서 전시한 한국계 캐나다 작가 쌔미리 등 작가 네 명이 참여한다.
빠키, 교차되는 삼각 Pink, Silk Screen Edition 35, 55 x 79 cm (2021)
한국의 전통적이 유물이 전시될 신관과 아름다운 문화재인 고택에서, 선과 여백을 활용한 우리 선조의 시적인 공간과 브리짓 라일리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라일리의 실크스크린은 단순화 판화가 아니라, 그 자체로 연구이자 개인과 작품과의 만남을 중요시한 작품이다.
‘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브리짓 라일리의 시선과 비전이 얼마나 동시대적인지 보여기 위해 그처럼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에 몰입하는 작가들을 선정했다. 루크 엘위스는 라일리처럼 인상파와의 연결고리가 있고 자연을 지속적인 탐구 대상으로 삼아온 작가다. 기하학 원과 삼각형을 쓴 빠키의 작품은 라일리의 실크스크린처럼 관람객들의 눈이 가로지르면서 미묘하게 움직이고 이동하고 뛰어오른다. 쌔미리 또한 자연 패턴을 정적인 그림을 통해 보여주려고 한 ‘옵아트의 선구자’ 라일리의 작품 세계와 연결된다.
전시를 기획한 김승민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시선과 비전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네 명의 작가의 작품을, 한옥이라는 한국의 전통 공간에서 살펴 본다는 데 의의가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다양한 시점을 여러 실험으로 해온 이들의 작품이 한옥이라는 고풍스러운 공간 속에서 서로 마주했을 때 펼쳐지는 조화와 시너지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공간 디자인은 런던과 서울에서 활동하며 슬리퍼스 써밋과 지속적인 작업을 해온 제로링궐이 진행했다.
이세은 케이트 아트 넷 대표는 “사라질 위기에 있던 한성판윤 한규설의 유택이 현대미술과 만나 국립공원 안 민속문화재인 국민대 명원 박물관에서 관객을 만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참여 작가>
브리짓 라일리(1931년 생)
영국의 가장 중요한 작가이자 현대미술, 특히 1960년대 미술의 “옵아트 (Op Art)”의 아이콘이다. 골드스미스 대학 및 왕립예술학교 (Royal College of Art)를 거쳐 후기 인상파 스타일의 화풍으로 자연을 그리다, 1960년대 초반부터 지각(知覺)을 그리는 추상화가로 방향을 선회했다. 1965년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에서 <반응하는 눈> 전시에 초대돼 도록 커버를 장식했다. 1968년에는 여성작가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 최고상을 받는 등 현존하는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올해 91세인 그는 작품 활동 뿐만 아니라 작가 스튜디오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스튜디오 스페이스를 운영하며 젊은 예술가를 돕는 일을 수년간 해오고 있다.
본 전시에서는 그의 독보적인 흑백 작업부터 세기의 커미션이라 할 수 있는 판화 및 원화 작업을 만날 수 있다. 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한 벽을 메우는 대형 설치작업에서 비롯된 ‘Measure for Measure’(2020)부터 1965년 초기 작업까지 총 13작품이 전시된다.
루크 엘위스(1961년 생)
마음이 편안해지는 물의 표면에 대한 탐구와 빛의 움직임 등 자연을 추상화한다. 엘위스는 유년시간을 이란에서 보내며 사막의 독특한 공간감을 체화했다. 그곳에서 그림과 지도, 물리적 시간적 전개에 대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 후, 인도, 소아시아 및 북아프리카의 외딴 지역을 발견하고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작업을 확장했다.
1998년 서부 티베트의 성스러운 산인 카일라쉬 산의 원정대가 머무는 곳에 거주하는 예술가였고, 2000년부터 영국 동부 해안의 섬에서 작업했다. 랜드마이어 시리즈는 이 기간 중 작업한 신작들로, 영국 동부 해안의 소금 평지와 갯벌 습지, 연약한 황무지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선과 순환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인상파와의 연결고리, 지칠 줄 모르는 탐구, 시적 작품명은 브리짓 라일리의 시선을 연상시킨다.
빠키 (Vakki)
헤이그 왕립예술대학교 대학원 졸업하고 한국과 유럽에서 미술과 디자인, 미디어아트, 설치, 음악 등 확장된 영역에서 활동중인 작가이다. 그는 정해진 궤도 안에서 움직이고 만나고 소멸하는 과정 속 에너지와 원형의 아이디어에 관심을 기울인다. 순환, 생성과 소멸에 대한 질문들은 루크 엘위스와 연결되며, 기하학적 요소, 색채와 움직임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예술 활동은 브리짓 라일리와 닿아 있다.
본 전시에서는 키네틱 아트부터 음악 활동 등 확장된 영역에서 움직이는 그의 작품 중, 한옥 속 전시라는 맥락과 마주하는 점에 주목했다. 관객이 앉을 수 있는 대형 방석을 설치해 그의 예술이 주는 강한 에너지를 느끼게 하고, 관객이 움직이며 전시를 관람하다가 정적으로 앉아서 또 다른 에너지를 채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쌔미리(1988년 생)
런던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캐나다 작가로 건축, 미디어, 인공지능, 음악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업을 해왔다. 2021년에는 영국을 대표하는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 미술관의 입구에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새들의 비행을 투사, 실시간 온라인으로 스트리밍해 화제를 모았다.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 미술관 겨울 커미션 2021(Tate St Ives Winter Light Commission 2021) 수상을 통해 개발된 작품이었다. 지진, 홍수, 계절의 변화와 날씨 등 지구의 환경과 직결된 새들의 움직임과 비행 패턴 등 가상 데이터에 기반해 만들어진 이 작품을 이번에는 한국 환경에 맞춰서 새로 제작했다. 한국 신화, 설화 등과 연결된 새의 움직임은 자연의 패턴을 정적인 그림을 통해 보여준 ‘옵아트의 선구자’ 브리짓 라일리와 연결된다. 또한 시점에 따라 달라 보이는 시각의 확장을 전시 안에서 탐구할 수 있다.
명원박물관 고택은 조선조 말 한성판윤과 의정부 참정대신을 지낸 한규설 대감가로서 서울시 지정 제7호 민속 문화재이다. 주택 건축은 1890년경에 지어진 조선말기 참정대신을 지낸 한규설의 유택으로서 원래 서울 중구 장교동에 있었다. 1980년 도시개발과 함께 멸실될 위기에서 성곡 선생의 부인인 명원 김미희 여사가 소유주인 박준혁 선생의 부인 하옥순 여사로부터 기증받아 국민대학교의 대지에 이축한 것이다.
주택은 솟을 대문, 사랑채, 안채, 별채, 행랑채, 사당으로 구성되며, 남쪽 외곽에는 연못과 함께 정자와 초당이 추가되었다. 전체의 건물들은 ‘ㄱ’자 평면을 가지고 채의 분할로서 자연스럽게 영역을 형성하고 있다. 공간의 위계는 사대부가의 생활공간의 구조를 보여주며, 한국의 전형적인 상류주택으로서 60칸 규모에 격조 있는 한옥의 원형이 잘 살려져 있다. 이 공간들은 한국의 생활문화를 교육하고 체험하는 장소로 활용되며, 특히 전통 다례를 통한 생활 문화의 교육·연구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국인이 마음을 어떻게 다듬고, 행위를 하며, 심성을 이루는가를 체험한다.
국민대학교 명원박물관은 1973년 국민대학교 박물관으로 개관한 이래로 우리문화의 발굴과 보급에 힘써왔다. 1993년 성곡도서관 5층으로 이전하여 위상을 새롭게 정리하였고, 2022년 우리나라 차문화 보급에 힘써온 명원민속관과 통합하여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고 있다. 새롭게 조성된 공간은 기존의 ‘장교동 한규설 가옥’과 그 앞의 정원 공간, 신축된 건물(2,924㎡)에 박물관과 교육체험 공간으로 총 4개 구역으로 운영되고있다. 향후 명원박물관을 중심으로 전통 한옥과 정원, 다양한 휴게시설을 조성하여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며 문화를 쇼핑하는 복합 공간으로 거듭나 서울의 명소로 재탄생하려한다. 현재 명원박물관은 다양한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고문서와 암각화 탁본은 다른 박물관이 갖추지 못한 우리 박물관의 자랑거리이다.
김승민
슬리퍼스 써밋과 런던 주재 이스카이아트 기획사를 운영 중이다. 영국왕립학교 (Royal College of Art) 큐레이팅 박사와 런던대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에서 미술사 석사 학위를 받았다. 런던과 뉴욕에서 2000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2020년 벨롱벨롱나우 페스티벌 총감독, 2018년 영화 <슬리퍼스 인 베니스> 감독, 2017년 ‘제13차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총회 계기 내몽고 어월둬쓰(鄂爾多斯·Ordos) <지구살리기, 그린코어>전, 2009년 <지구를 인터뷰하다> 기후변화사진전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전시 기획을 했다. 2006년 한영도자기전이 및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제1의 한국의 날 기획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2007년부터 2011년은 주영한국문화원 큐레이터를, 2016년은 제1회 직지코리아페스티벌 수석큐레이터를 역임했다. 2022년 소마미술관 기획공모전<몸과 맘의 뫼비우스>과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병행 전 <베니스, 이상과 현실 사이>, 2012년 리버풀 비엔날레 시티스테이트 전 <테라 갤럭시와> 등은 서울, 리버풀, 베니스, 빠리 등 30여개 도시에서 그의 전시를 만날 수 있게 했다. 현재 하버드 & 웨슬리 대학 등 교수진과 Global (De) Centre 그룹 구성원으로 활동하며 MIT 글로벌 휴머니티센터와 협업, 인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세은
케이트 아트 넷 컨설팅과 코아스 기획사를 운영 중이고 아트 앤 디지털 사이언스를 접목시킨 새로운 독창적인 예술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난양공대와 과학협회에서 주관하는 아시아 코리아 컨퍼런스의 기조 연설 등 참여를 통해서 독창적인 미디어 아트를 소개함과 동시에 작가 지원 프로그램과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메트 인클레돈 (1983 ~)
맷 인클레던(Matt Incledon, 1983년 영국 출생)은 런던에 기반을 둔 큐레이터이자 프레스토니안 갤러리 관장이다. 2017년에 설립되어 웨스트 런던에 기반을 둔 프레스토니안 갤러리의 초점은 현대 미술의 홍보이며 예술적 노력의 연속성을 염두에 두고 프로그램을 정의한다. 갤러리는 흥미롭고 다양한 전시 프로그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관, 독립 큐레이터 및 학계와 협력하여 현장 및 외부에서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실현하고있다. 대표 아티스트로는 Luke Elwes, Tim Braden, Anna Freeman Bentley & Hannah Brown이 있으며 David Hockney, Lucien Freud, Bridget Riley & Sonia Delaunay과의 작업도 하고있다.
– 진행 일시: 주중(화~금) 3시(1회)
주말(토~일) 4시(1회)
– 단체 관람 시 예약 필수 (전시 홈페이지 예약)
▣ 전시 예약문의 : 전화번호 02) 909-4210